Kakao Talk CI

카카오톡 CI(출처 : 카카오톡 홈페이지)


카카오톡과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의 제휴 및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투자를 알리는 기사들이 포털의 메인 화면을 장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쌀이 찌푸려지는 기사 제목이 보였는데, "카카오톡의 변심, 이제 돈좀 벌어볼까?" 랍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보면 실제 뉴스 기사의 제목은 카카오톡 '게임연동' 약일까 독일까?라는 제목이었습니다.

기사의 내용 중에
한 포털업체 관계자는 "카카오톡의 장점은 프로그램이 가벼워서 작동 시간이 빠르다는 것"이라면서 "여기에 게임을 얹으면 무거워져 결국 기존 사용자의 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회원에게 열려있는 컴퓨터 기반의 SNS와 달리 모바일 메신저는 휴대전화 번호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소셜게임의 확장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라는 내용이 있는데, 도통 이해를 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보았던 한국경제의 기사 뿐만 아니라 디지털타임즈의 기사에서도 거의 비슷한 내용이 나와있구요.

 여러 매체에서 이런 식으로 이번 카카오톡의 제휴를 깎아 내렸는데,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1. 카카오톡의 장점이 잘못됐다. 

 우선 인용된 카카오톡의 장점이 잘못되었습니다. 카톡의 장점이 가볍다라니요... mVOIP이나 포털과의 연계 서비스 등 여타 메시징 앱들에 비해서 카톡의 기능이 단순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여타 메시징 앱들에 비해서 카톡은 체감할 만한 속도차이는 느끼기 힘들고, 그보다는 사용자수의 월등한 차이가 장점입니다. 국내 2등 메시징 앱인 마이피플은 지난달 8월 중순 기준으로 사용자가 12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하지만, 카카오톡은 이미 국내외 사용자를 합쳐 2200만명을 넘었습니다. 사용자들이 다른 메시징 앱들을 설치만 해놓고 실사용은 카카오톡으로 한다고 하면 이들의 트래픽 차이는 더욱 현저하다고 할 수 있죠.

이런 월등한 (실)사용자 수의 차이는 결국에 무엇일까요? 남들이 더욱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그것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함으로 앞으로의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카카오톡의 가장 큰 장점인데, 이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2. 소셜게임의 확장성?

모바일 메신저는 휴대전화번호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소셜게임의 확장성이 떨어진다? 카톡은 처음 시작시 전화번호를 묻기는 하나 상대방을 추가할 때는 전화번호 없이도 ID 만으로도 추가가 가능한 시스템이죠. 휴대전화번호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라는 말자체가 좀 억지입니다.

소셜게임에서의 확장성은 물론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가 페이스북에서 징가의 Empires & Allies 라는 SNG도 즐겼었는데, 원활한 게임의 진행을 위해서는 시간을 많이 들이든지, 현찰을 많이 지르든지, 아니면 같은 게임을 즐기는 친구가 매우 많으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생판 모르는 해외의 사람이더라도  친구 추가를 해서 플레이를 하는 경우도 많았구요. 이번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와의 제휴도 모바일 소셜게임을 위함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친구를 추가해서 소셜 게임을 즐기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어 보입니다.


3. 한 포털업체의 관계자라....??

한 포털업체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포털업체 역시 아마 메시징앱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렇게 되면 그들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카톡이 메시징앱에서는 1위이니, 그들은 경쟁에 뒤쳐지고 있는 업체가 되겠군요.

기사에서 인용된 페이스북 + 징가의 경우 뿐만 아니라, 구글의 주목받는 SNS인 구글플러스(Google+)에서도 소셜게임을 넣는 등 SNS와 게임의 궁합은 매우 좋다고 해야 합니다. 특히 모바일이라는 플랫폼 위에서는 더 강력해질 것으로 보아야 할 것같은데(물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시작도 하기전에 이렇게 초를 쳐버리는 기사가 나가는 것은 씁쓸하군요. (두터운 사용자층 + 모바일 플랫폼 + 소셜게임 = 저는 성공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경쟁사의 새로운 서비스의 시작을 다른 경쟁사에 물어보다니...;;;;

페이스북 직원에게 구글플러스가 잘 될까요?
애플 직원에게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잘 될까요? 이렇게 물어본다면 답은 뻔하겠죠?




카카오톡을 딱히 두둔하는 입장도 아니지만, 기업으로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일에 '변심'이라는 단어를 갖다붙이는 상황은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나마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고 하지 않으면, 투자만 받아 연명하는 '먹튀'이다, SNS 버블이다 이런 얘기가 분명히 나올텐데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북미에서 스마트폰 게임으로 꽤나 인정받고 있는 게임빌이나 (차선책으로?)컴투스도 괜찮았겠지만, 위메이드라니 조금 의외긴 합니다. 제휴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에서 소셜게임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가운데, 카카오톡의 행보도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by Duffy 2011. 9. 5. 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