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여러가지가 고려대상이 되겠지만, 특히 어플리케이션이 얼마나 다양하느냐를 주요한 항목으로 고려하실 겁니다. 피쳐폰에 비해서 스마트폰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이니,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최근에는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도 질적, 양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차이를 좁히고 있는 느낌입니다. 애플 앱스토어만 기준으로해서 2009년에는 17억 달러, 2010년 상반기에만 22억 달러의 판매액을 기록하는 등 그 성장세는 무섭다고 할 수 있죠. 이러한 앱스토어(이 글에서는 편의상 안드로이드 마켓, 티스토어 등 앱의 거래가 일어나는 모든 곳을 포함하겠습니다.)가 기존 경제원리와는 다른, 새로운 경제를 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보려합니다.


  경제학과인 저도 신경제 원리에 대해서는 배우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솔직히 지극히 이론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있고, 현실에는 통용되기 어려운 특별한 사례 정도로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게임빌의 대표이사이신 송병준 씨의 '스마트폰 성장에 따른 모바일 게임의 기회'라는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고, 정말 영감을 주는(Inspiring)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앱스토어가 여는 신경제에 대한 내용도 그 분 강연의 한 부분으로 다루어졌던 내용입니다.



  국내 앱스토어 현황



  이 글을 읽으실 분들이라면 앱스토어를 이미 많이 사용하고 있고 잘 이해하고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강연 내내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핵심 소재기 때문에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3대 스토어에 대해서만 다루며, 편의상 앱스토어라고 하겠습니다.)

애플 앱스토어(Apple Appstore)


  질적으로도 좋고, 가장 많은 수의 어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료 컨텐츠의 구매도 활발합니다. 안드로이드 마켓과는 달리 등록되는 앱에 대해서 자체 검수를 하여 질적으로 미달되는 앱은 등록자체를 허용하지 않으며, 그 외에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거나, 저작권에 문제가 있는 등에 대해서도 등록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앱스토어(Appstore)는 애플이 가지고 있는 어플리케이션 유통망에 대한 고유명사라서, 아마존이 앱 스토어(app store)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애플이 아마존을 고소한 적도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만 앱스토어라는 말을 전체 어플리케이션 유통망에 대한 통칭으로 하겠습니다.
  수익배분 구조 - 애플 : 앱제작자 = 3 : 7
  이통사에게는 수익 배분을 하지 않으며, 지역에 따라서 세금을 매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드로이드 마켓(Android Market)



  등록되는 앱에 대한 사전심사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어서,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항상 숫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 부족하다는 소리를 지긋지긋하게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태블릿PC가 아닌) 스마트폰에 한해서는 적어도 애플 앱스토어와의 격차를 점점 좁혀나가고 있는 중이죠. 심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앱개발자에게는 사용하기 편하지만(개발자 프렌들리??), 사용자에게는 분명히 그만큼 불편한 점입니다(예를 들어 검색하고 있는 자료가 잘 안나올 경우가 많죠). 또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생산하는 제조사 단말에 따라 스펙이 너무 제각각이어서 (CPU나 램 등 사양, 화면크기, 해상도 등이 파편화(Fragmentation)됨) 앱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힘들며, 사용하는 사람들도 사용에 불편을 겪기도 합니다. 이런 것과는 상관없이 스마트폰을 유통할 이동통신사에게는 매우 유용한 점이 있는데, 이동통신사든지 써드파티가 고유의 앱스토어를 만들 수 있게 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아마존 앱스토어나 바로 뒤에 설명할 SK텔레콤의 T스토어가 그것이죠. 수익은 2:8로 구글과 앱제작자가 나눕니다. 부가적으로 얘기를 덧붙이면, 국내기준으로 같은 앱을 개발해도 JAVA로 개발되는 특성상 안드로이드앱은 아이폰앱에 비해 보수가 적은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안드로이드 앱 개발자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


SK텔레콤 T스토어(TStore)

   

  안드로이드 단말에 들어가는 이동통신사의 어플리케이션 유통 경로 중 국내 최대라고 할 수 있으며, 특이하게도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KT와 LG U+의 일부 단말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에서 아이폰4와 아이패드 2도 발매했는데, 이들에 들어갈 iOS용 티스토어도 개발중입니다. 국내에서 제작을 한 것이니만큼 결제방식에 있어서 매우 편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 휴대폰 청구서에 함께 청구하는 방식이고, OK캐시백 등 기타 결제방식도 지원합니다. 로컬 앱스토어의 중요성을 SKT에서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역량을 꽤나 기울이고 있고, 올해 3월에 있었던 코리안모바일페스티벌의 진헌규 SKT 매니저 님의 발표에 따르면, 당시 1.4억건의 누적 다운로드가 넘었고, 일 거래금액은 1.5 억원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아시아 시장 중심으로 진출을 계획중이라고도 하네요. 국내에서는 복잡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게임 카테고리에 대한 접근 자체가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는 불가하기 때문에, 게임 카테고리도 가지고 있는 T스토어의 상대적인 강점이 현재 분명히 있습니다(과거에는 검수비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폐지했습니다). 수익배분은 SK텔레콤 : 앱제작자 = 3 : 7으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숨막히는 IT (규제) 강국, 모바일 게임 발목 잡아..



  몇 년전부터 IT 강국 코리아라고 자부해오던 우리나라 대한민국. 그 초기(?)때에는 강력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외국에서도 인정해주는 분위기 였지만.. 지금 IT에 있어서 대한민국이라.. 외국에서는 "아 한국?? 아직도 규제는 심하느냐?"라고 묻곤 한답니다. 정치적인 얘기는 되도록 안하려하지만, 이명박 정부로 넘어오면서 그동안 각 계의 플랜들을 모두 "백지화"시켰고 그로인한 (IT뿐만아니라) 각 계의 퇴보는 자명한 사실이죠. 정치 구조 자체가 IT-nonfriendly하게 바뀐 것이 애초에 가장 큰 문제였고, 최근에 상정된 정신나간 법 역시 모두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로인해 국내에서 오히려 페널티를 받는 한 국내 기업으로서 게임빌 대표님께서도 이점을 언급해 주셨습니다. (앞의 비판조는 저의 의견이며, 대표님께서는 규제 사실에 대해서만 언급하셨습니다.)

게임사전심의제

  이전까지는 게임에 대해서 사전심의제를 고수했고, 모바일게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애플, 구글에서는 게임 카테고리를 아예 빼버렸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아이폰 사용자들은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로 가뭄에 콩나듯 올라오는 게임앱에 만족하거나, 갖은 수고를 해서 해외 앱스토어의 게임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도 따로 앱을 설치하든지해서 해외 마켓으로 접속을 했어야 했습니다. 티스토어는 게임앱에 대해서 사전규제를 받았고, 상대적으로 게임을 다운받기 편한 곳이다보니 게임 다운 수요가 티스토어에 현재 많이 몰려있다는 사실이, 사전심의제로 인한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유통의 기현상을 설명해 줍니다. 다행인 것은 2011년 3월 모바일 게임에 대해서 사전심의제를 폐지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서, 이것이 시행되는 올해 7월 6일부터는 국내 앱스토어에도 게임 카테고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게임 셧다운제, 일명 신데렐라법

  밤 12시에서 아침 6시까지 청소년의 게임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는 현재 국회를 통과한 상황인데, 모바일에 대해서는 2년간 '유예'를 했을 뿐이지 완전히 배제가 된 것이 아니며, 향후 셧다운제에 모바일 게임이 포함될 우려도 있는 것입니다. 법의 실효성도 의문이지만 이런 것을 법으로 규제화 한다는 것도 참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규제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길게 안 하겠습니다.




  스마트폰 앱의 수익 구조



  기존 피쳐폰에서도 마켓(?)을 통해 컨텐츠들을 받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벨소리 하나 다운로드 받으려면 정보이용료로 1,000원이나 내야했고, 데이터 통화료는 그 보다 더비싼 몇 천원씩 나왔습니다. 게임의 경우는 더 심해 3,000원하는 게임이라도 데이터 통화료는 만원가까이 나오기도 했었죠. 스마트폰이 앱을 중심으로 조명받은 것은 기존 피쳐폰 시장에서 이동통신사의 Walled-Garden을 없애고 자유로운 컨텐츠 거래를 가능하게 하여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되고(무료 혹은 저가), 결과적으로는 건전한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수익 구조도 다양화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오늘 글의 핵심이 되는 부분입니다.

  크게 3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선 애플 앱스토어의 앵그리 버드처럼 0.99달러, 1.99달러처럼 가격을 정해 놓고 파는 유료 방식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특성상 한 단위를 더 생산할 때 추가적인 비용이 0에 가깝습니다. 무슨 이야기인지 생각해보면, 반대로 옷을 만들어서 판다고 할 때, 옷을 한 장 더 생산할 때는 옷 원료값이나 기계 가동 요금이 소요되지만, 소프트웨어는 서버에 있는 내용을 단순히 넘겨주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옷과 같은 내구재들은 큰 규모로 생산하면 생산할 수록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수확체감의 법칙(Law of Diminishing Returns)이 성립하지만, 모바일앱과 같은 소프트웨어 산업은 수확이 체감하지 않고 많이 생산하면 많이 생산할 수록 그 비율만큼 수익을 얻게 됩니다. 예를 들어 0.99 × 판매량으로 대략적인 수익 계산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일반적인 내구재들은 수확체감의 법칙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여기까진 뭐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얘기입니다. 대부분 IT 기업들이 제조업보다 영업수익률이 높은 것도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스마트폰 앱으로 인한 신경제는 무료 부문에서 이루어집니다.




  전통적인 패키지 소프트웨어처럼 예를 들어 2달러에 팔았다면, 2달러에 판매량만을 곱한 면적의 크기가 앱의 매출이 될 것입니다. 

  왼쪽 그래프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우하향하고 있는 선은 모바일앱에 대한 수요곡선이고, y축은 앱의 개당 가격, x축은 앱의 판매량을 가리킵니다.





  반대로 무료로도 판매하고 In-app Purchase 방식을 적용했다면?? (즉, 캡콤 모바일의 스머프처럼 게임자체는 무료로 하고 그 게임 안에서 사용될 수 있는 아이템이나 게임 캐쉬를 유료로 결제하게 하는 부분유료화방식을 채택했다면??)


  이 위 그림에서 매출의 크기를 나타내는 사각형크기보다, 부분유료화 방식을 택했을 때의 매출의 크기(계단 식으로 나타낸 총 삼각형 부분)가 더 큽니다. 기존의 단순 유료화 방식은 한 게임을 구매할 때 최소 2달러나 그 이상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Affordable Price가 2달러)를 대상으로 해서 2달러에 판매를 했습니다. 3달러, 5달러를 기꺼이 지불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들에게조차 2달러만 받고 팔았으니, 판매자입장에서는 그만큼 손해인 것이죠.

  방금 살펴본 방식이 게임을 너무 좋아해 많은 금액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들을 상대로 최적의 수익을 올릴 방법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다음은 게임에 대해서 조금도 돈을 지불할 용의가 없다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바로 앱을 무료로 다운로드하게 하고 모든 기능도 동일하게 즐길 수 있게 하되, 광고를 게재하는 것이죠. 아이폰과는 달리 안드로이드에서 앵그리버드가 광고를 지닌 채 무료로 판매되고 있는 것은 앵그리버드 제작사 로비오의 이런 방식의 생존방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2011년 3월 한 기사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앵그리버드의 광고수익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유료로 판매한 수익과 같아졌다고 하니, 실제적으로도 활용가능한 사례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아래의 긴 사각형이 매출의 크기이며, 경우에 따라서 위의 방식보다 매출이 작을 수도, 클 수도 있습니다.
  위에까지 내용외에도 대표님의 강연은 더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었는데, 재미있는 내용은 직접 들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 내용들은 뺐습니다.


앱스토어 신경제, 허점은 없는가?  



 대표님의 강연이 끝나고 질문, 답변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일 앞에 앉아있던 저는 재빨리 손을 들어서 모바일 앱스토어의 무료 수익모델 2가지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Duffy : 말씀해주신 2가지 무료 수익모델, In-app Purchase(부분유료화)와 광고 방식이 가지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부분유료화 때문에 자녀를 둔 한 부모의 애플에 대한 소송이 있었고(관련기사), 광고 방식도 광고를 게재하는 입장에서 실제 클릭율이 매우 떨어지거나 광고 단가의 불안정성이 큰 단점이 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송병준 대표 :  나도 애플이 얼마전에 소송을 당한 것으로 들었다. 하지만 이는 부분유료화라는 방식이 규제 때문에가질 수 있는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기보다 애플이라는 거대기업의 운영상의 마이너한 한 부분이고 규제도 합의가 가능할 것이다. 이 사례 때문에 부분유료화의 한계를 논하기는 힘들 것같다. 그리고 광고방식도 단점을 가지긴 하지만, 다양한 광고방식들로 보완할 수 있다. 노출형, 클릭형, 구매형 광고나 크로스플랫폼 광고 등 다양한 광고 플랫폼이 있다. 인터넷 검색 시장에서도 그러했듯이 처음에는 우려되다가도 결국 지금은 시장이 이렇게 커지지 않았느냐? 모바일 광고 시장도 결국은 커질 흐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 혹시 제가 기억하고 있는 부분부분의 문장이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조금 다를 수는 있겠으나, 큰 논지는 일치합니다.) 


 
  실제로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은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지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괜찮은 앱이 있다면 분명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다양화되면서 그 효율도 높아졌습니다. 스마트폰 앱스토어... 분명히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by Duffy 2011. 5.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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